꽃보다 할배 대만편을 재미있게 본 때문도 있고, 원래 모녀지간이라는 것이 다른 가족관계보다 더 찡하고 애틋한 무언가가 있기도 하고, 모녀여행이라는데 뭔지 모르게 로망을 품어온 것도 있고, 어무이의 생신이 낼모레인 것도 한 몫하여.. 겸사겸사 엄마와 단 둘이(!) 대만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하는 동안 느낀 것들을 따로 정리해두면, 저처럼 모녀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공유합니다.

지난 1편에서는 대만 날씨와 관광 적기, 기간, 비용, 자유여행vs.관광상품, 추천코스를 이야기했는데요, 이번 편에서는 주요 관광지(현지 발음, 한자, 영문 표기, 한자의 한국 발음 포함), 저의 관광 소요시간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주요관광지 소개는 여기 저기 많이 되어 있으니 참조할만한 사이트에서 찾으셔도 되겠습니다만, 제가 굳이 여기 다시 써두는 이유는..... ㅠㅠ ...

상해 갔을 때에도 느꼈지만, 해외에 있더라도 데이터무제한으로 폰만 있으면 구글지도 되겠다, 블로그 검색 되겠다 걱정없겠거니 했는데.. 검색이 되면 뭐합니까 검색어 입력이 어려운데! 아.. 중국어 입력은 정말이지 어렵습니다. 영문발음을 입력하면 한자로 바꿔주는 방식인데, 저 같은 사람은 한자도 모르고 한자의 영문 발음은 더더욱 몰라요..

택시기사님에게 "여기 가주세요"라고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여드리려고 해도, 중국어 입력과 구글맵 검색이 어려우니 버벅버벅.. 한국에선 한글의 영문발음 표기를 보여주면 대충 의사소통 되는데, 중국에선 그것도 안먹혀요. 성조가 없어서인지... 암튼 목표지점 의사소통에만 한 5분 이상 소요하게 되더군요 -.- .. 나랏말싸미 듕귁에 다라 서로 사맛디 아니할쎄 ..  ㅠㅠ 키보드 입력 속도가 LTE급이 되게 해주신 세종대왕님 만세! 

# 제가 방문했던 주요 관광지 

1. 예류(野柳, YehLiu, 야류) 

관광 소요시간 : 2시간~4시간 (여왕바위 앞에서 사진찍기 기다린 시간 포함, 예류공원 내에서만)

출처: http://www.tourtaiwan.or.kr

 사진 한 장으로 모든 설명이 끝나는 곳. 네페르티티 여왕을 닮은 바위가 가장 유명합니다. 

사암, 용암 그리고 산호가 오랜 시간 비, 바람, 파도의 손길에 닿아 조각상처럼 변신한 곳이지요. 지질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도 마냥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여왕/공주 바위만은 멀리서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지만, 그 외에도 낙타 촛대 생강 등등 이름이 붙은 바위들이 있는데 설명을 듣지 않으면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이해 어려운 바위들도 있다는 점! 너무 얽매이지 않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돌아보시길 추천합니다~ 태평양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풍경은 덤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2. 지우펀 or 주펀(九份, JiuFen, 구분) 

관광 소요시간 : 4시간~5시간 (골목 구경 + 차 즐기기 1시간 + 기념품/간식 쇼핑 포함)

출처: http://www.tourtaiwan.or.kr

(사진이 전부 타이완관광청 출처인 것은, 제가 도착한 내내 비가 오는 바람에 건진 사진이 별로 없어서 일 뿐.. 절대 귀찮아서가 아님.. 쿨럭)

좁고 가파른 골목들 사이로 붉은 등이 켜지면, 타지의 관광객마저 왠지 모르게 마음 따뜻하고도 아련해지는 매력이 있는 곳. 날이 맑은 날 일몰시간에 맞춰 찻집 테라스에 앉으면, 온 바다가 붉게 물드는 석양을 배경으로 멀리 떠있는 배에 하나 둘 불빛이 들어오고.. 로맨틱이라는 말을 굳이 입에 올리지 않아도 저절로 분위기에 취하게 되는 곳. 골목에 즐비한 유명 찻집들에서는 제대로 된 다기와 분위기에 맞춰 중국 전통차를 즐길 수 있고, 사이사이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수제 오카리나 가게와 이곳의 특산품이랄 수 있는 간식거리들이 넘쳐납니다. 

저처럼 시장 구경 좋아하고, 전통차를 좋아하고, 깜찍하고 귀여운 것들에 환장하는 모녀라면.. 이 곳은 5시간 이상은 느긋하게 구석구석 세심하게 모든 가게와 골목들을 즐겨주어야 합니다. 꼭!

저는 주펀에서 총 3시간 (전통차 마시기 1시간) 소요했는데요. 날이 맑았다면 5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도 좋았을거란 생각입니다. 한편으로 비가 많이 와서 충분히 구경 못한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대신 찻집에서 1시간반가량 충분히 쉬고 따뜻하게 체온 높이며 모녀간의 밀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지요 ^^

그리고 제가 이곳에 꽂혔던 또 한 가지 이유는, 모녀가 함께 극장에서 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귀신들의 도시 밤풍경이 이 곳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이야길 들어서지요. 제가 간 날은 폭우에 자욱한 안개가 겹쳐, 말그대로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속에 들어와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곳이 중국/대만/일본 등 세계 곳곳 붉은 등이 켜지는 관광지에 수두룩 했다는 점.. ^^;; )

출처: http://kr.hdscreen.me출처: http://movie.daum.net

3. 타이루거 or 타로거(太魯閣, Taroko, 태로각) 

관광 소요시간 : 총 8시간 이상 (타이페이/화롄간 기차 이동 2-3시간 x 2회, 타로거 택시투어 4-6시간)

꽃보다 할배가 아니었다면, 가는 길 멀고 귀찮다고 갈 엄두도 못냈었을 법한 곳.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지 못하고 택시투어도 현지서 잡는 바람에 생고생을 했지만, 고생한 보람이 충분히 있었던 곳.. 어느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타로거의 경치는 한국 어느 곳과도 유사하다 견줄 곳이 없다"라고요.. 

특히 꽃보다 할배의 영상으로는 느끼기 어려웠던 계곡의 깊이감은, 애초의 기대를 뛰어 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은 아침에 비가 쏟아지고, 낮 내내 이슬비가 내리다 말다 하는 날씨여서, 깊은 계곡사이로 운무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 풍경은 꽃보다 할배의 맑은 날 영상을 보고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었던 장관이었습니다. 왜 중국 고화서에 뾰족한 첨탑같은 산과 산 사이로 운무가 흐르는 풍경이 있는지, 그 풍경이 절대 상상속에나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 

아름다운 풍광일수록 사진을 찍으면 실물만큼 멋지지 않아서 실망하는 곳이 있는데, 타로거 협곡이 그 대표적 예라 생각합니다. (절대 제가 찍은 사진이 실물보다 안 나와서가 아니라고.. )


4. 신베이터우(新北投, Xinbeitou, 신북투) 

관광 소요시간: 총 2-4시간 (신베이터우 역에서 내려서부터 걷기, 온천 포함)

출처: http://www.tourtaiwan.or.kr

온천하면 일본만 떠올리다가, 원전 사고 이후로는 일본 방문이 꺼려지던 차에, 타이완도 온천으로 유명하다하여 잔뜩 기대하고 갔습니다. 여행기를 찾아보니 비싼 호텔의 개인용 온천도 있었지만, 저는 '꽃보다 할배'의 어르신들이 노천에서 즐겼던 그 온천 - 천수이 노천탕을 꼭 들리고 싶었다죠. 

저는 천수이 노천탕에만 들려 푹 쉬고 오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만 원래 여행이란 것이 뜻대로 되질 않지요 ㅋㅋ

천수이 노천탕은 물을 교체하고 청소하느라 띄엄띄엄 오픈하는데, 그 시간을 엄격히 지키더라구요. 사전에 오픈 시간을 모르고 방문했더래서 허탕치고, 신베이터우역 근처까지 나와 저녁 식사를 해결한 후 다시 천수탕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시간낭비가 좀 있었고.. 옷 갈아입고 락커 챙기고 하는 시간이 또 1~20분.. 어머니가 온천을 오래 하는 걸 힘들어하셔서 30~40분 있었나? 그래도 짧은 온천욕이나마 그럭저럭 여행의 피로는 씻어주었습니다. 


5. 린지아화위엔(林家花園, Lin Family Mansion and Garden, 임가화원) 혹은
   林本源園邸(임본원원저)
 

관광 소요시간: 총 2~3시간

두둥! 드디어 임가화원이네요. 흔히 추천하는 코스에는 없는, 숨은 보석같은 관광지~~~

천수이 노천탕에 들렸다가, 오픈시간이 맞지 않아 신베이터우역 근방까지 다시 내려와 식사를 하는데.. 아니 옆 테이블에서 낯익은 한국말이 들리지 않겠어요? 반가운 마음에 어디를 둘러봤는지, 어디가 좋았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분들이 "기대하지 않고 방문했는데, 뜻밖으로 너무 좋은 곳이었다. 꼭 한번 들려보라 추천할만한 곳"이라고 임가화원을 이야기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이런게 바로 여행의 묘미지요. ^^

그래서 예정에 없었던 임가화원으로 급 코스 추가. 

실제로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더 좋았어요. 왜냐하면 (1) 정원을 좋아하는 모녀라서 취향에 딱 맞았고 (2) 정원 규모가 작다면 작을 수 있는데, 높낮이나 뷰포인트에 따라 다른 장면이 연출되도록 한 구성으로 정원의 아기자기함이 돋보였고 - 조경학적으로도 가치있는 유적이라네요 - (3) 의자, 휴게실이 많아서 엄마가 무리하지 않을 수 있었고 (4) 여자들이라면 여행시 신경 쓰는 바로 그것, 깨끗한 양변기식 화장실(!)이 잘 갖춰져 있고 (5) 입장료가 무료라는 점.. ^^* 


6. 치아더(佳德糕餅, ChiaTe, 가덕고병) 

관광 소요시간: 대기열이 없다면 10분 이내


파인애플 맛 펑리수 (출처: Chia Te 홈페이지)

여행을 가면 특산품이나 국내 수입 안되는 제품들로 기념품을 사오곤 하는데, 타이완은 어떤 것이 기념품일까 고민했어요. 각종 디지털 기기들의 고향(^^;; )이니까.. 전자제품을 사와야 하나.. 하던 차에 펑리수(鳳梨酥; 파인애플 잼으로 속을 넣은 과자)가 유명하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로치면 경주빵쯤 되는 과자래요. 

경주빵도 원조 가게가 있는 것처럼, 펑리수도 여러 베이커리 제품이 있지만, 그 중 치아더가 원조에 가깝다네요. 그래서 치아더 본점을 찾아 이동. 여러 여행블로그에서 (1) 일찍 가지 않으면 줄을 서야 한다 (2) 빵 무게가 제법 되므로 되도록 여행마무리 일정에 들리는 것이 좋다 라는 정보를 입수. 


출처: Chiate 홈페이지

그래서 저는 오전 10시에 방문 했습니다. 다행히 결제카운터에만 줄이 좀 늘어선 수준이라 10분만에 쇼핑 끝냈네요. 위 사진 같은 상황이었더라면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 끙.. 

치아더는 지점이 여러 군데 있으니, 치아더 홈페이지를 보시고 여행경로와 제일 가까운 곳을 선택하심 되구요. 맛은 파인애플 오리지널과 크랜베리 맛이 가장 평이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크랜베리가 더 맛있었어요. 다시 방문한다면 오리지널보다 크랜베리를 더 많이 사올꺼라능!! ㅠㅠ


크랜베리맛 펑리수 (출처 : Chia Te 홈페이지)

그리고 현금결제만 받습니다. 주의주의!!


7. 타이베이 101다러우 - 타이베이101/무역센터(台北101/世貿;)

관광 소요시간: 2-3시간 (쇼핑은 없었고, 스타벅스 전망대/딘타이펑 방문으로 2시간 소요)

타이베이 시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타이베이 금융센터는 높이 508m로,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높은 건물이다. 빌딩 모습은 하늘로 뻗어나가는 대나무 위에 꽃잎이 겹겹이 포개진 형상이다. 건물에는 8개 마디가 있는데, 이는 중화 문화권에서 부와 번영을 의미하는 숫자 ‘8’을 염두에 둔 것이다. 건물의 엘리베이터는 5층부터 89층까지 37초 만에 도달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엘리베이터로 기네스북에 등재했다. 건물의 89층에는 타이베이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본래 타이베이 금융기관이 모인 건물이지만 대형 쇼핑센터와 푸드코트, 고급 레스토랑이 있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 이상 타이완 관광청 소개말

전망대까지 가는 엘리베이터는 기네스 등재된만큼 돈을 내야 탈 수 있어요. 인당 NTD $450 (어린이 $400 ^^; ) 환율이 1NTD = 40원쯤 했으니까 1만8천원.. 

흠흠. 올라갈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101빌딩 35층에 스타벅스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약간 낮은 전망을 보는 대신 1만8천원어치의 커피와 여유로운 시간을 소비하겠다고 결정합니다. 이건 엄마가 고소공포증이 있어 굳이 돈내고 높은데를 안찾아가는 것도 한 몫했고, 아침에 커피를 안마시면 잠이 안깨는 모녀 공통의 취향도 반영된 결정이죠 ㅋㅋ

그런데 빌딩 내 스타벅스로 들어가기가 매우 까탈스러운데.. 그 방법은 이제 시작될 후기에서 알려드릴께요 ^^

모녀의 대만 여행 관련 글
- 모녀의 대만 여행#준비편1 : 기간, 비용, 날씨, 자유여행 vs. 패키지, 추천코스
- 모녀의 대만 여행#준비편2 : 주요관광지 및 소요시간



Posted by no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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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될놈 마인드 2014.03.03 0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서로 이웃해요.
    이웃하면서 서로 추천도 눌러주었으면 좋겠어요.

  2. 송보영 2014.04.11 21: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월에 온가족이 가려고 비행기표를 예약해 두어서 웹서핑하다가 오게 되었습니다.
    여행 준비하면서 궁금한게 타이루거를 택시로 가도 괜찮을까 하는 건데요.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들이 있더라구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히 임가화원이 아름답네요. 가기전에 자주 와서 여행에 도움 받아야겠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nonny 2014.06.10 1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안전에 문제있단 이야기듣고 걱정 많이 했었는데, 저는 다행히 좋은 기사님을 만나서 잘 다녀왔어요. 그래도 혹시 안전이 걱정되시면, 네이버카페 taiwantour 등을 통해 이미 다녀온 분들에게 소개받는 것도 좋겠네요.. 저도 기사님 명함을 받아갖구 왔는데 --; 짐 풀고보니 명함이 사라졌네요..

      암튼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하시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3. 2014.10.02 1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김지하 2014.10.18 18: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좋은 글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저도 꼭 초대장 받아서 당신과 같은 아름다운 자취를 남기고 싶네요 잘보고갑니다~^^